[弔辭] 용아 !

용아

내 사랑하는 용아
너와 함께 그리피스산을 오르고 함께 식사한 것이 3월 말이었지.

엄마 아빠와 함께 하이킹을 가면서, 우리보다도 앞서서 열심히 걷는 네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너무 기쁘고 다행스러워 했지. 

그 후 네가 거의 한달을 네가 외롭고 힘든 싸움을 홀로 싸우는 것을,
지켜보며
우리는 이번에도 네가 잘 이겨낼 것을 믿어 마지 않았어.


그 잔인한 4월을 보내고, 5월 첫날 너와 식사하고자 만난 후
힘들게 이겨내고자 애쓰는 것을 보고, 이번에는 부모가 도움을 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

그날 네가 자전거를 타고 우리집에 왔을 때, 그 정도의 체력이라면 잘 이겨 내겠다 생각했지.

함께 스테이크를 굽고 네가 썰어준 고기를 맛있게 먹었지.

네가 우리의 노후에 효도를 하겠노라고 얘기할 때, 네가 건강해지는 것이 우선 급한 우리는,

너의 사랑의 표현을 한 껏 받아주지 못했구나. 


밤을 지나며, 괴로워하는 모습을 정말 오랜만에 보면서,
너를 보듬고 함께 지냈어야 했는데, 이 부족한 아빠가 스스로를 믿지 못하고,
너에게 잔소리라도 계속해서 너를 자극할 것이 두려워서,

너에게 잠깐 나갔다 올테니 집 잘 보고 있으라고 하고 나왔지.

너는 무슨 일인지 왜 우리가 그러는 지도 영문도 모르는 표정과 말투로,
걱정하지 말라고, 고양이들 잘보고 집 잘지키고 있겠다며 우리를 보냈지.
우리는 너에게 메디칼헬프를 통해 이 시기를 쉽게 넘기게 하고자
우리는 다시 집밖으로 나와 LA카운티 정신 건강국에 도움을 청했어.


그리고 다시 너의 모습을 클리니션과 함께 잠깐 보고나서, 불과 1시간 남짓 후에,
너는 영문도 모른 체, 쳐들어오는 경관들에게 오지 말라고, 집안에서 강변했지.
너의 목소리와 말소리에는 아무런 잘못도 아무런 위협도 없었어.
끝까지 너의 권리를 얘기했고, 도리어 예의가 발랐어.  
아무런 잘못도 없고, 오히려 도움이 필요한 너를,
부모로서 너에게 도움을 주기를 기대하며 맞이한, 경관들의 손에 의해,
너는 그렇게 쓸쓸하게  하늘나라로 갔구나.

아빠가 너무 미안하다.

이제껏, 언제나, 네가 이 어려운 고통의 기간들을 처절하게 인내하며,
최선을 다해 하나님과 대화하며
잘 이겨내오고 있어서,
아빠, 엄마는 너의 용기와, 노력을 보아왔지. 그리고 우리로써는 이해할 수도 없고, 감내할 자신도 없는
그런 고통을 꿋꿋이 이켜내는 모습을 보며, 너무도 자랑스럽고 내심 존경하며, 자랑스러워 했는데,
부족하고 어리석은 애비가, 도움을 주겠다는 의도로,

전혀 너를 도울 자세와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그 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으니,

아빠가 너무 미안하다.

그 들은 모른다. 전혀 알 지 못한다. 너의 그 길고 힘든 싸움을
네가 얼마나 애쓰며 이겨내 오고 있었는지. 아무도 모른다.
오직 너의 가족 몇만이 너를 알 뿐인데, 그런 너를 타인들의 손에 맡기려 했다니,

아빠가 너무도 어리석었다.

차라리 너를 믿고 그냥 놓아두고 기다렸다면, 지금쯤 너는 어쩌면 건강한 모습으로,
또는 힘들어하는 모습으로라도 숨 쉬고 있을 텐대.

용아, 너의 안타깝고 억울한 죽음을 애통해서 어떻게하니. 

엄마, 아빠, 인이, 제이드의 가슴을 후벼파는 이 아픔은 차라리 아무것도 아니란다. 

너의 그 숨쉬는… 너의 삶이 아쉬어서 어떻게 하니. 

네 앞에 남아있는 밝고 행복한 나날들을, 아무 영문도 모르고
빼앗긴 너는 어떻게 하니.
너무 아깝고 안타깝구나.

아빠는 너를 만날 때까지 평생 너의 아쉬운 삶을 슬퍼할거야.

용아. 너는 언제나 남을 위해 생각하고, 정의와 사랑을 위해 애썼어.

너의 남다르게 센시티브한 감각과 완벽을 추구하던 노력을, 누가 손가락질 하겠어.
도리어 너는 그런 사람들을 이해하려하고, 용서하려 했었지.

너는 아무런 잘못도 없어.
너는 죄없이 삶을 마감했어.
너의 기도와 너의 신조를 보면 알겠어.

하나님이 너를 너무 사랑하셨나봐.

너의 웃는 모습과 웃음소리를 그리워한다.


네가 기도하던 그 기도를 나도 기도할게.

네가 원하던 너의 삶의 신조를 나도 살을게.

하나님이 너를 곁에 두시고자 했고, 네가 하나님 곁에 있다는 걸 믿어.
그런데도, 나는 아직 기쁘지 않구나.

네가 너무 그리워.
너무 억울해.
너무 속상해.

그리고 용아. 아빠가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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