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여러분,
이 추수감사절에 가족과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하시는 모든 분께 진심 어린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함께 모여 따스한 정을 나누고, 삶의 소박한 축복을 소중히 여기는 이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와, 그리고 어디엔가 있을 꽤많은 이들에게 있어서는 이번 추수감사절은 여느 때와는 다릅니다. 우리와 함께 따뜻한 감사의 시간을 즐기고 있어야 할, 제 아들 용(Yong Yang)은 그들의 손에 그 삶을 빼앗겨, 더 이상 우리 곁에 없습니다. 용이 없이, 우리에게는 감사절은 아직 오지 않고 있습니다. 이제서야 깨닫습니다. 감사절을 기뻐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용이가 살아 돌아오지 않는 한, 저희에게 완벽한 정의란 결코 없습니다. 정의가 없는데 정의를 위한 싸움이 무슨 소용인가 회의가 많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겐 불완전한 정의일지라도 이 사회에, 앞으로의 삶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일반 시민들에게, 이러한 부정의가 경험되지 않는 것이 정의라고 규정해 본다면, 싸울 이유가 충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약한 시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악한들의 나쁜 의도와 행위로부터 보호하도록 만들어진 자들이, 생명을 지키기 위해 사용하여야 할 무력을, 도리어 보호해야할 대상을 향해, 너무나도 손쉽게 생명을 앗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참회나 변화에 대한 의도나 노력은 보이지 않으며, 희생자는 보호하지 않으며, 가해자들은 보호하는 이상한 사회가 되었습니다. 21세기 현대사회에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으며, 전체주의 폭압주의자들의 전쟁시에나 할 수 있는 일들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들은 반세기이전 미국이 지금과는 달랐던 시대에 만들어진 전세계에서 가장 뒤떨어진 논리와 철학을 그대로 답습하고 군사경찰로서 법과 질서의 보호자가 아니라, 법과 질서라는 명목 뒤에서 숨고 보호받으며, 지속적으로 시민들의 생명을 빼앗고 있습니다.
단지 총을 들고 있는 자들 개인이나 팀이 문제가 아닙니다. 그들이 속한 각각의 경찰부서들이 가지고 있는 시민에 대한 철학과 업무방법론들, 그것들이 기반하고 있는 철학과, 그들에게 그러한 일을 손쉽게 저지르는 것을 가능케하는 정부와 사법시스템, 그 철학마저 문제입니다.
이 힘있는 자들이, 쇄신하여 이제까지의 틀린 정신자세에 참회의 무릎 꿇으며, 보호받아야 할 약자들에게 정당한 대우를 할 그 때, 이 나라는 이들의 조상들이 가졌던 건국정신과 이상적인 국가를 만들기 위해 제정했던 헌법이 말하는 정의에 한발 가까와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때까지 우리의 Thanksgiving은 잠시 미루어 집니다.
저희의 감당할 수 없는 슬픔과 억울함에도, 저는 올해에 감사할 이유를 찾습니다. 정의를 향한 우리의 여정에 함께해 주신 모든 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정의와 책임, 그리고 변화를 위해 목소리를 높여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의 지지와 응원은 우리의 가장 어두운 순간에도 빛이 되어주었습니다. 여러분마저 저희 곁에 계시지 않았다며, 저희는 벌써 용기를 잃고 좌절하였을 것입니다. 두손모아 고개숙여, 감사 드립니다.
저는 여러분께 용이의 죽음을 통해 저와 주변에 주어진 사명에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계속 동참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여러분의 삶 속에서 받은 축복을 감사히 여기며, 올해 빈자리가 더욱 커진 이들을 위해 마음을 나누어 주시길 바랍니다. 약자를 보호하고, 취약한 이들을 소중히 여기며, 무고한 이들을 해치지 않고 섬기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해 주십시오.
우리와 함께해 주신 모든 분, 친절과 시간, 그리고 목소리를 더해주신 모든 분께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립니다. 우리의 ‘연기된’ 추수감사절이 결국 언젠가는 찾아 올 것이라 믿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양민 드림
양용의 아버지이자 초보 정의옹호자